logo

조회 수 38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수정 삭제


감독 김명준ㅣ제작 스튜디오 느림보ㅣ배급 영화사 진진, 한국독립영화협회ㅣ장르 다큐멘터리ㅣ등급 전체 관람가ㅣ시간 131분


국내 최초로 ‘조선학교’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우리학교].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운파상(다큐멘터리 최우수상)과 올해의 독립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스펙터클한 영상이 넘쳐나는 극장가에서, 오랜만에 소박하고 잔잔한 다큐멘터리를 마주할 기회가 생겼다.



해방 직후, 재일조선인 1세들은 일본 땅에 민족학교인 ‘조선학교(우리학교)’를 세운다. 세월이 흘러도 자신의 후손들이 민족의 정신과 언어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김명준 감독은 ‘혹가이도 조선 초중고급학교’에 머무르며, 그곳의 교원과 학생들의 삶을 묵묵히 담아낸다. 일본의 문화와 일본어에 익숙한 그들이 일본학교를 두고 조선학교를 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조선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서투르게나마 조선말을 부지런히 배우고 익히려 한다. 때로는 일본 우익세력의 모욕과 협박에 시달리는 일도 있지만, 조선학교의 학생들은 여느 10대와 다름없는 밝은 모습으로 살아간다.



[우리학교]는 여러모로 다큐멘터리 [송환]을 떠올리게 한다. ‘재일조선인’과 ‘비전향장기수’라는 대상은, 이념 논쟁과 분단이라는 역사적 맥락 속에서 탄생한 특수한 집단이다. 또한 [우리학교]는 김명준 감독의 자기 고백과도 같은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송환] 역시 김동원 감독의 내레이션으로 전개되며, 실제로 ‘오테르 다큐(Auteur Documentary: 감독의 주관이 드러나는 다큐멘터리)를 표방하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제작에서 보인 두 감독의 열정도 견줄만 하다. [송환]은 12년의 제작 기간과 500개의 테이프, 800시간의 촬영이라는 방대한 결과물을 안고 돌아왔다. 김명준 감독도 혹가이도 조선학교 아이들과 3년 5개월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내며, 촬영 테잎만 500여개, 편집에만 1년 6개월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단순히 조선학교 아이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접근했다면, 피상적인 스케치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명준 감독은 아이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며, ‘재일조선인으로 산다는 것’을 이해하려는 열정을 보인다. 이처럼 [우리학교]는 감독의 ‘진정성’이 묻어나는 웰 메이드 다큐멘터리다.



사실 다큐멘터리는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대상을 수면위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언급한 [송환]은 ‘비전향장기수’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 모았으며, 지난해 개봉한 [비상]은 최하위 성적의 팀이라는 이유로 외면당하던 인천 유나이티드FC 축구팀을 주목했다. 마찬가지로 [우리학교]도 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진 ‘조선학교의 재일조선인들’에게 따스한 시선을 보내며, 우리에게 있어 재일동포의 존재가 무엇인지를 되묻는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재일동포들의 실제 조국은 남한이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남한 정부의 무관심으로 그들은 북한을 마음의 조국으로 생각하고 있다. 감독의 설명대로, 재일조선인이 북한으로부터 교육자재를 비롯한 경제적인 원조를 받는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이념 공세로만 일관했던 남한 정부의 태도는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현재 재일조선인들에 대한 일본 우익세력들의 반목도 극심해져가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면, 김명준 감독의 진심은 한낱 DVD나 수상기록으로 박제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혜미 기자(skyathena@cinetizen.com)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8 영화 감동^^ 1 향기나는 날에 2016.10.11 1201
167 도서 '후쿠시마 다음은 한국'... 18인의 예언 file 루미의 시선 2014.04.06 2301
166 기타 박노해 사진전-다른길 file 루미의 시선 2014.02.05 2518
165 영화 '겨울왕국' 비밀 파헤치기 file 루미의 시선 2014.02.04 2668
164 도서 '예수천국, 불신지옥' 하느님은 그런 분 아니다 file 루미의 시선 2014.01.11 2245
163 도서 높고 푸른 사다리 -공지영 file simona 2013.12.05 2199
162 영화 신과 인간 (2010) - 인간의 숭고한 정신에 고개를 숙이다 file 연한바람 2011.07.13 3937
161 도서 분노하라- 93세 ‘레지스탕스’의 절규 file 연한바람 2011.07.12 3349
160 도서 21세기 첫 10년,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책은? file 오월의햇살 2011.02.03 3845
159 영화 위대한 사랑의 감동 휴먼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 그리스 2010.09.12 4032
158 영화 "니는 신이 될라 캤나? 내는 인간이 될라 캤다!" file 그리스 2010.07.26 4065
» 영화 [우리학교] 조선학교 아이들을 향한 따스한 시선 file 햇살고은 2010.07.20 3854
156 기타 하느님과의 대화하는 신학자, '칼라너'DVD출시 file 그리스 2010.07.08 4356
155 도서 아웃라이어(OUTLIERS)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file 그리스 2010.06.25 3628
154 영화 인간의 신념을 그린 산악 영화 - 노스페이스 (North Face, 2008) file 오월의햇살 2010.06.05 3350
153 영화 아름다움은 현실의 비루함에서 도드라진다- 이창동 감독의 절창 <시> file 오월의햇살 2010.06.01 3589
152 기타 kbs '인간극장' - 수녀엄마와 열한 명의 아들 1 file 오월의햇살 2010.04.30 4458
151 영화 세계적인 톱 모델이 아프리카 투사로, 왜? file 오월의 햇살 2010.04.21 3765
150 도서 20세기 르네상스인 브로노우스키의 방대한 지적 대장정 - 인간등정의 발자취 file 그리스 2010.02.18 3508
149 도서 지구 살리는 맛있는 혁명의 시작! - 밥상혁명 file 그리스 2010.02.08 3460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 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